Page 103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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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했던 것[대상], 다시 말해 의식 속에만 남아있는 대상을 말합니다.
이처럼 중국 법상종에서는 상분을 3종류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3. 식 자체도 3종류이다
호법 보살은 식의 주체적[주관적인] 부분을 견분, 자증분[자체분], 증자증
분으로 나눕니다.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식[자증분]이 어떻게 나누어지는
지 살펴보겠다. 먼저 상분은 대상화되어 인식[파악]되는 것입니다. 견분은
대상화된 것을 대상으로 인식[파악]하는 측면입니다. 예를 들면 식 자체에
서 ‘꽃’은 상분이고, 꽃을 꽃으로 인식하는 것이 견분입니다. 자증분(자기
[自]를 확인[證]하는 부분[分])은 견분, 즉 꽃을 보고 있는 자신을 내면으로부
터 인식하는 측면입니다. 자증분을 자체분이라고 하는데, 자증분은 인식
의 구조에서 식을 파악한 것이라고 한다면, 자체분은 존재의 관점에서 식
을 파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증자증분(자기[自]를 다시
확인[證]하는 부분[分])은 자증분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자증분을 대상으로
확인하는 식(마음)입니다. 이처럼 자증분이 견분을 확인하고, 증자증분이
자증분을 확인한다면, ‘증자증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식에서는 증자증분을 확인하
는 마음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증자증분을 확인하는 것은 자증
분이기 때문입니다. 자증분은 견분을 확인하고, 한편으로 증자증분을 확
4) 『成唯識論掌中樞要』(T43, 620ab). 『成唯識論了義燈』(T43, 677c 이하). 橫山紘一, 『唯識佛敎辭典』, 春秋社,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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