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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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색근 또는 정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색근은 직접 확인할 수 없으나, 요가수행들은 요가수행에 의해 이 감
            각기관의 존재를 확인하였던 것입니다. 요가행자들은 어떤 자극에 의해

            사물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어떤 에너지를 발산하여 사물을
            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정근과 부근을 합친 것을 유근신이라고

            합니다.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맞지 않지만, 아무튼 고대 인도인은
            ‘근’을 본질적인 것[정근]과 부차적인 것[부근]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아뢰야식의 또 다른 대상[상분]은 처處입니다. 처處는 기세간, 즉 우리
            를 둘러싼 세계[환경세계]를 말합니다. 이처럼 아뢰야식은 기세간을 대상

            [상분]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세간은 유정의 의지처입니다.



              2. 대상[상분]은 3종류이다



              그런데 법상종에서는 상분을 3종류[삼류경]로 나눕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설명해보겠습니다. 삼류경三類境에서 삼류란 3종류, 경境은

            대상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3종류의 대상[境]이라는 뜻입니다. 즉 성
            경·대질경·독영경을 말합니다.




            1) 성경性境
              성경이란 실물[실재하는 사물] 또는 본질[성性, 실체]을 가진 대상[상분]입
            니다. 다시 말해 감각기관에 의해 직접 파악된 대상입니다. 이것의 가장

            적절한 예는 전오식이 인식하는 상분[대상]입니다. 즉 안식이 꽃을 볼 때
            보여지는 꽃이 성경입니다. 물론 유식에서는 마음[식]을 떠나 있는 것은

            없지만 생각, 추리, 기억 등이 생기기 이전의 상분[대상]입니다. 이 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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