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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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로 포승줄에 묶인 죄인이 황망하고 두려운 표정으로 팽개쳐져 있는데

           이 죄인을 밧줄로 묶어 바닥에 눕혀 발로 밟고 돌망치를 들고 서 있는 무
           시무시한 모습의 나찰이 보인다.

             그림을 따라 왼쪽에는 형틀에 매단 죄인의 입에서 혀를 길게 뽑아내어
                                                       소가 쟁기로 밭을 갈

                                                       고 뒤에 나찰은 채찍
                                                       질을 하고 있는 모습

                                                       이다. 형틀 뒤에는 매
                                                       단 죄인의 혀를 쇠꼬

                                                       챙이로 억지로 뽑아
                                                       내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역시 형틀 앞에
                                                       는 바닥에 고정된 고
           사진 4. 현대적 표현의 발설지옥.
                                                       리에 묶여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된 죄인을 나찰은 세 개의 눈으로 칼을 들어 죄인의 입과 얼

           굴을 관통시킨 장면인데 보기만 해도 끔찍하여 그 고통을 형용할 수 없겠
           다. 발설지옥은 ‘말’로써 지은 죄업을 받는 형벌로서 제5 염라대왕에 주로

           그려졌다.
             이러한 장면을 필자는 현대적인 인물로 새롭게 출초하여 그렸다(사진 4

           현대적 표현의 발설지옥). 이 그림은 구업口業으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개인의
           욕망으로 말의 신뢰를 떨어뜨린 이들이 발설지옥에 끌려와 과보를 받고 있

           는 장면을 구상화 한 것이다. 이 시왕도는 현재 용인에 소재하고 있는 전통
           사찰 동도사 지장전에 봉안되어 있다.

             그리고 시왕도의 마지막 장면은 제10 오도전륜대왕(사진 5 해인사 오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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