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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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하여 우주적인 영겁의 개념을 설정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문화 간의 만남과 교류가 불교라는 매개를 통해
            시작되었다. 인도 쿠샤나 왕조의 카니시카 왕이 서역을 지배하면서 인도

            불교가 실크로드에 존재하는 여러 국가들에 전파되고, 그 여파로 후한 말
            중국 사회 체제가 혼란한 틈을 타서 불교가 스며들게 된 것이다. 불교가

            정식으로 중국에 들어온 것은 기원 전후, 기록에 따르면 동한 시대(명제
            A.D.67년)의 일이라고 한다. 당시 관방 대표였던 채석이 민간 대표로 도교

            방사들 십 여명을 데리고 직접 서역의 월지국月支國으로 가서, 승려인 가
            섭마등, 축법란 두 사람을 초빙하고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경 60여만 언

            과 진귀한 불상과 불기 등을 싣고 낙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렇게 중국에 들어온 인도불교는

            처음에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
            였고, 도교의 한 분야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것도 그
            럴 것이 이 최초로 가져온 불경들

            이 주로 『안반수의경』 등 수행을
            위한 호흡에 관한 것이어서, 도교

            에서 도사가 되기 위한 수행법과
            유사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기 때
                                            실크로드와 해로를 통해 전파된 불교.
            문이다.
              중국에서 인도불교는 중국에 들어와 정착되기까지 의탁불교依託佛敎

            시대, 격의불교格義佛敎 시대, 본의불교本義佛敎 시대라는 세 단계를 거쳤
            다. 의탁불교 시대는 불교가 도교 사상의 한 일파로 이해되던 초기의 시

            기이고, 격의불교 시대는 불교와 비슷한 도가 사상의 개념, 즉 노자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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