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1)
고 주장하는 교의敎義 를 말하는 보특가라(사람, gang zag)가 유식파의 정
의이다.

2) 둘째, 분류하면 유식진상파(眞相派, sems tsam rnam bden pa)와 유식가
상파(假相派, sems tsam rnam brdzun pa)로 나눈다. 이 두 파는 차이가 있다.

안근眼根이 푸른색을 보고 안식眼識에 푸른색이 간직됐을 때[푸른색을 간직
한 안식], 안식眼識에 푸른색이 푸른색의 영상影相으로 나타나는지 아닌지

가 진상파와 가상파가 벌이는 논쟁의 초점이다. 진상파는 푸른색을 보고
간직한 안식에 푸른색이 푸른색의 영상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한다(외경의

푸른색과 안식에 간직된 푸른색은 같은 것이다). 가상파는 푸른색을 보고 간직한
안식에 푸른색이 푸른색의 영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렇다면 유식진상파나 유식가상파는 푸른색을 보고 간직한 안식에 ①푸
른색은 푸른색으로 나타 난다; ②푸른색은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

rags pa로 나타 난다; ③푸른색은 외경(外境, phyi rol don)으로 나타 난다고

‘
1) 교의敎義’는 티베트어 grub mtha’를 번역한 것이다. 일본 학자들은 이것을 ‘학설강요學說綱要’로, 중

국학자들은 ‘종의宗義’로 대개 옮긴다. 역자譯者는 ‘교의’로 번역한다. grub mtha’에는 학파, 교파, 종
취宗趣 등의 의미가 있다. ‘어떤 학파 교파의 정해진 정설定說’이라는 뜻을 가진 산스끄리트어 siddh
nta[한역漢譯은 실단悉檀 혹은 실단다悉檀多]를 티베트어로 옮긴 말이다. grub mtha’를 글자 그대로 번역하
면 ‘성취grub의 극한mtha’’이다. 교리와 경전 그리고 불교적 이론에 근거해 확립한 자기 교파의 주장
이 이 보다 더 뛰어넘을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 그래서 자기 교파가 성취한 이론의 극한極
限이자, 다른 교리 앞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립된 ‘교의敎義’가 바로 grub mtha’다. 다시 말
해 불교 내외의 각 교파가 경전과 교리에 의거해 정립한 이론체계, 즉 견見·수修·과果에 대한 견
해가 grub mtha’이다. 한편, 번역에 사용된 『교의론』의 저본은 grub mtha’ rin chen phreng ba,
lan kru’u:kan su’u mi rigs dpe skrun khang, 1994이다. 영어와 중국어로는 이미 번역·출판됐
다. 영역본으로는 Herbert V. Guenther, Buddhist Philosophy in Theory and Practice, Penguin
Book Inc, 1971; Geshe Lhundup Sopa & Jeffrey Hopkins, Practice and Theory of Tibetan
Buddhism, Grove Press, New York, 1976; 중국어 번역으로는 劉銳之譯, 『內外宗敎略論』, 臺北:密
乘出版社, 1985; 陳玉蛟譯, 『宗義寶鬘』, 臺北:法爾出版社, 1988; 班班多杰譯, 『宗派建立寶鬘論』(『藏傳
佛敎思想史綱』 附錄), 上海:三聯書店, 199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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