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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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계는 ‘이법계理法界, 사법계事法界, 이사무애법계理事無礙法界, 사사
무애법계事事無礙法界’를 말합니다. 그런데, 결국 이사무애법계, 사사무애
법계를 말하려고 이법계, 사법계를 말한 것으로 이법계 중에 사법계가 있
는 것이고 사법계 중에 이법계가 있는 것이지, 이법계와 사법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이법계 사법계를 따로 세웠지만 각각 이법계 중에 사법계, 사법계
중에 이법계, 이렇게 하여 이사理事가 무애無礙입니다. 이사가 서로 거리
낌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결국 천삼라天森羅 지만상地萬象이 하나도
무애법계 아님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온 시방세계의 모든 존재가 중도 아
닌 것이 하나도 없고, 절대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결론이 내려집
니다. 이것이 화엄과 법화의 근본 이론입니다. 그러면 현실 이대로가 절
대로서, 내 말했듯이 극락세계를 딴 데 가서 구할 것 없고 천당을 딴 데
가서 구할 것이 없습니다. 실지 근본원리인 쌍차쌍조하는 중도도리를 확
실히 깨쳐 버리면 이대로 전체가 무애자재, 무장애법계인 것입니다.
그러면 앉은 자리 선 자리가 극락입니다. 근본요지는 어디 있나 하면,
눈을 바로 떴나 못 떴나 이것입니다. 내가 항상 하는 소리이지만 해가 아
무리 떠 있다고 해도 눈감고는 광명이 안 보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무애
법계, 일승법계, 진여법계, 무장애법계에 살고 있지만 눈을 감고 앉아서
자꾸 “안 보인다, 안 보인다.” 하면 그것 참 딱한 노릇 아닙니까.
참으로 다행한 것은 우리가 눈을 떴든지 감았든지 간에 이 무장애법
계, 광명의 세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거기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는 점입니다. 아무리 눈을 감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자빠지고 엎어지고
하더라도 자기가 눈을 떠서 광명을 못 본다 그뿐이지 이 광명의 세계, 무
애법계, 일진법계에 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 그 사실을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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