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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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노력하여 눈만 뜨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진

           법계·무애법계·무장애법계 이외에 그와 모순되는 말이 많이 있지만 그
           것은 전부 방편설입니다. 방편가설일 뿐 실설實說이 아닙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든지 노력하여 실설을 따라가야지 방편가설인 줄 알
           면서 그것을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방편가설을 따라간다면 그것

           은 좀 정신없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나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유치원 꼬마들에게 아무리 대학 과정을 배우라고 해도 모르니 그것을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니 할 수 없이 유치원 과정부터 배우는 것입니
           다. 일승이 실지로 근본법은 근본법이지만 일승을 위해서는 방편가설이

           전부 다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시방국토十方國土 중에 유유일승법
           唯有一乘法이라, 일승법뿐입니다. 본래 전체가 일승법계이고, 전체가 무애

           법계이고, 전체 이대로가 절대의 세계입니다. 무이역무삼無二亦無三, 이승
           도 없고 삼승도 없는데 그러면 왜 부처님은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가?

           그게 모두 방편설입니다. 설사 아무리 방편설을 설하였지만, 우리가 아무
           리 어둡다 어둡다 하지만, 사람 개개인 전체가 다 광명 속을 벗어나서 살

           수는 없습니다. 눈을 감았든가 떴든가 간에 눈을 감은 것과 뜬 것은 다르
           지만 광명 속에, 일진법계 속에, 무장애법계 속에 살고 있는 것만은 조금

           도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가장 구경법究竟法이냐? 그건 아닙니다. 교리적으로 볼

           때에는 일승법이 실實이고 삼승三乘은 권權이다, 이렇게 봅니다. 그러나 교
           리적으로 본다 해도 나중에 가서는 전체가 중도 아닌 것이 없습니다. 삼승

           도 중도 아닌 것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무애자재한 교리,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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