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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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 헐렸지만 조계종 총무원이 위치한 한

            국불교역사기념관 자리에 있던 지장보살상
            과 시왕상을 모셨던 조계사의 덕왕전德王殿

            의 ‘덕왕’은 바로 ‘쌍왕’을 의미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후기에 유행한 명부신앙



              17세기 조선후기 불교미술의 특징 가운

            데 하나는 지옥 중생 구제와 관련된 지장신
            앙과 염라대왕을 비롯한 시왕과 관련된 명

            부 신앙에 관한 미술이 유행했다는 것이다.
            17세기에 조성된 불교조각 가운데 가장 많

            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천도재와 예수재
                                                    사진 11. 영광 불갑사 장군상, 조선(1654년).
            와 관련된 지장삼존상, 시왕상, 명부 권속
            등이다.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신앙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의례가 함축된
            신앙 형태로, 산 자의 예수신앙預修信仰과 죽은 자의 천도신앙薦度信仰이

            합쳐진 것이다. 조선후기 예수신앙과 천도신앙을 고찰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명부전冥府殿이다.

              17세기에 명부신앙과 예수신앙이 유행한 것은 법견法堅 스님(1552-
            1634)의 글을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아, 지난 시대에 사람이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적에 몸을 온

                전히 해 돌아간 자는 한 둘에 지나지 않았고 참혹한 죽음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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