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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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구도자로서의 조건을 구비하면 동자동녀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당나라 의정義淨은 『남해기귀내법전南海寄歸內法傳』에서 “오로지 불
전佛典을 염송하며 삭발하기를 희망하고 필경에는 스님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동자라 한다.”고 했고, 『대지도론大智度論』은 “또한 동자와 같나니
4세 이상 20세 미만의 남자를 구마라가라 한다. 보살이 처음 보살의 집
에 태어나는 것은 영아와 같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십주十住의 지위
에 이르러 모든 악한 일을 여의는 것은 동자와 같기에 구마라가의 경지라
한다.”고 했다. 즉 나이가 어린 아이 뿐만 아니라,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을 가진·체득한 존재를 동자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훈문熏問」은 “안으
로 참되고 항상恒常된 도리를 증득해 집착함이 없는 것이 마치 세속의 동
자가 마음에 물들거나 애착함이
없어 천진난만한 것과 같기에 법
왕자法王子를 일컫는 말로 사용한
다.”고 해 법왕자인 보살을 동자
에 비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문수 동자는 보살의 화현化
現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를 가진 동자는 불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
다. 보살의 화현으로 표현된 동
자로 문수·보현 동자가 있다.
문수 보살과 보현 보살은 각각 석
가모니불의 좌우 협시보살로 문 사진 1. 봉은사 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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