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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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에도 동자 즉 동남·동녀의 모습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동자는 판관과 녹사 옆에서 벼루를 들고 시립(사진 7)하거나 녹색 주머니
를 들거나 쟁반에 천도를 받쳐 들기도 한다. 녹색 주머니는 부귀를, 천도
는 수명을 상징하는데 이는 모두 인간을 이익 되게 하고자 하는 현왕여래
現王如來의 덕을 상징하고 있다. 이와 달리 불보살의 덕을 표시하고 법요
의 설법을 상징하는 번幡(사진 8)을 들고 있기도 한다.
보살의 화현은 아니나 역시 깨달음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실천자
모습의 선재 동자가 있다. 이 선재 동자善財童子는 달리 남순 동자南巡童子
라고도 하는데 문수 보살의 안내로 53선지식을 찾아 남방의 모든 나라를
두루 순례하고 마침내 보현 보살을 친견하고 십대원十大願을 듣고 불도를
이룬다는 내용을 근거로 한다. 즉 남순 동자는 『화엄경』 입법계품 제39권
에 나오는 대승의 보살도를 실천하는 구도 실천행자로서, 문수 보살의 법
문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고 보살행의 실천을 위해 선지식들을 찾아다니
는 이러한 모습의 동자상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상주처인 보타낙가
산普陀落伽山의 한가운데에 떠 있는 바위나 언덕 위에서 관음 보살을 향해
합장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관음전의 후불탱에서는
해상용왕과 함께 양 협시를 이룬다. 조선후기 불의 중흥조로 일컬어지는
의겸義謙 스님의 흥국사 관음탱(사진 9)에는 합장을 한 선재 동자가 침착하
고 차분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사진 10)
이와 함께 동자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보살과 여러 제천왕신의 협시공
양 동자를 들 수 있겠다. 문수 보살의 경우 독존으로 표현될 때에는 여덟
명의 동자를 거느리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팔자문수공덕八字文殊功
德을 상징하고 있고, 건달바신왕乾闥婆身王의 권속으로도 15귀 동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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