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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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기억하는 것[念]입니다. 그러면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는 것입니다.

             계속 『성유식론』의 주석 내용을 살펴봅시다. 『성유식론』에서는 념을
                                 8)
           “일찍이 익힌 대상[曾習境] 을 심왕[마음]에 분명히 새겨서 잊지 않는 것[明
           記不忘]을 본성으로 하고, 정定의 의지처가 되는 것을 작용으로 삼는다.”                     9)
           라고 주석합니다. 그리고 명나라 시대에 활동한 감산덕청 스님도 “념이

                                                                        10)
           란 명기[분명히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작용할 수 있는 대상[可作境]
                                                                      11)
           에 대해 마음이 분명하게 기억하고 취하여 잊지 않게 하는 것이다.” 고
           정의합니다. 지욱 스님도 “과거에 일찍이 익힌 대상을 마음에서 분명하
           고 자세하게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을 본성으로 하고, 그것[염]은 정定의

                                            12)
           의지처가 되는 것을 작용으로 삼는다.” 고 주석합니다.
             『대승백법명문론직해』와 『성유식론』의 주석을 정리하자면, 념의 본성은

           ‘일찍이[曾, 과거]에 익힌[習, 경험] 대상[境]을 확실하게[明] 기억[記]하여 잊지
           않고[不忘] 유지하려는 마음작용[심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념은 오로지 ‘일찍이 익힌 대상[曾習境]’에 한정되어 작용하는 심소입니다.
           그래서 별경심소에 속하는 것입니다. 성철 스님도 『백일법문(중)』(p.316)에

           서 ‘념’을 ‘분명한 기억(明記)’이라는 감산 스님의 주석 구절을 인용하여 정
           의합니다. 즉 념을 ‘분명하게 기억하는 것’이라고 해설합니다.

             그리고 다른 논서에서는 념의 작용에 대해 ‘산란하지 않는 것’이라고





           8)  일찍 증曾, 익힐 습習, 대상 경境.

           9)  (『성유식론』 권5, 『대정장』 31, 26b18), “於曾習境令心明記不忘為性. 定依為業.”


              『
           10)  성유식론』에서는 “일찍이 익힌 대상[曾習境]”이라고 주석한다. 반면 감산스님은 ‘가작경可作境’이라고

              주석하고 있는데, 사실 필자도 해석은 했지만,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11) (『백법논의』, 『속장경』 48, 309b28), “念者. 明記. 謂於可作境. 令心分明記取不忘也.”
           12)   (『대승백법명문론직해』, 『속장경』 55, 342c18), “於過去曾習之境. 令心明審記不忘. 而為體性. 定之所依.

              而為業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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