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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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3호 | 선시산책 22 ‘서산의 4대 문파’ 중에서 가장 융
편양언기 선사
성한 편양파를 이루었던 편양언기(鞭
羊彦機, 1581-1644) 선사는 양치는 성자
로 알려져 있다. 평양성 근처에서 10
배가 갈뿐 년간 수백 명의 걸인들을 모아 보살
언덕은 피면서 ‘이 뭐꼬 노장’으로 불리는 등
깨달음을 증득한 후에도 양치기와
옮겨가지 않네
거지 왕초로 숨어 지내며 철저한 보
살행을 실천했다. 시공을 초월하여
백원기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아니했던 선사
동방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
는 금강산 백화암에서 수행하던 어
문학평론가
느 가을날 비가 내리는데 비에 젖어
물든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확철대오하였다. 그 깨달음의 노래
가 다음의 시이다.
구름 흐르나 하늘은 움직이지 않고
배가 갈뿐 언덕은 옮겨가지 않네.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것인데
어디에서 기쁨과 슬픔 일어나랴.
백원기 전 국제포교사회 회장, 전 한국 雲走天無動
동서비교문학회 부회장. 저서로 『선시 舟行岸不移.
의 이해와 마음치유』, 『불교 설화와 마음
本是無一物
치유』, 『숲 명상시의 이해와 마음치유』
등 다수가 있다. 何處起歡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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