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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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이 나타나 계시는 곳은 전부 여기입
니다. 부처님께서는 천백억 화신을 나타내어 시방법계에 안 나타나는 곳
이 없으시니까 시방법계가 다 여기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상주불멸이라
고 하였습니다. 항상 머물러 있으면서 절대로 멸하여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상주불멸, 미래에도 상주불멸, 현재에도 상주불멸 이렇게 되
면 일체 만법이 불생불멸 그대로입니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영원토록 화장찰해華藏刹海, 무진법계, 극락정토, 뭐라
고 말해도 좋은 것입니다. 이름이야 뭐라고 부르든 간에 과거, 현재, 미
래를 통해서 부처님은 항상 계시면서 설법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석가모니라고 하는 개인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인
가? 아닙니다. 삼라만상 일체가 다 과거부터 현재 미래 할 것 없이 항상
무진법문을 설하고 있으며 무량불사無量佛事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
어는 저 산꼭대기에 서 있는 바위까지도 법당 안에 계시는 부처님보다 몇
백 배 이상 가는 설법을 항상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위가 설법한다고 하
면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위가 무슨 말을 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
러나 실제 참으로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눈만 뜨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
의 귀도 열립니다. 그러면 거기에 서 있는 바위가 항상 무진설법을 하는
것을 다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
고 합니다.
유정有情, 즉 생물은 으레 움직이고 소리도 내고 하니 설법을 한다고
해도, 무정물無情物인 돌이나 바위, 흙덩이는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무슨
설법을 하는가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를 바로 알려면 바위가 항상 설
법하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모양도 없고 형상도 없고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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