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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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설사 내가 완전한 부처의 행동을 할 수 없고 불국토를 보지 못한다고

            해도 본래 부처라는 것, 본래 불국토에 산다는 그런 자신을 가질 수 있습
            니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눈을 뜨지 못하여 그것을 보지 못하고 쓰지 못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쓰지 못한다고 하지만 전후좌우에 황금이

            가득 차 있는 것을 알 것 같으면, 눈만 뜨면 그 황금이 모두 내 물건 내 소
            유이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입니까? 이것을 철학적으로 말하면, “현실 이

            대로가 절대다.” 하는 것입니다. 즉 현실 이대로가 불생불멸인 것입니다.
            전에도 얘기한 바 있습니다. 현실 이대로가 절대이고 현실 이대로가 불생

            불멸인데 이 불생불멸의 원리는 자고로 불교의 특권이요, 전용어가 되어
            있다고.

              그러나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원자물리학에서도 자연계는 불생불멸의
            원리 위에 구성되어 있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과학적으로 증

            명되었다고 해서 불교가 수승하다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원래
            그런 원리가 있는데 요즘 과학이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불교에 가까이 온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는 이미 2천5백여 년 전에 우주법계의 불생불멸

            을 선언하셨고 과학은 오늘에 와서야 자연의 불생불멸을 실증함으로써
            시간의 차이는 있으나 그 내용은 서로 통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근본 존재는 무량아승지겁 전부터 성불하여 무량아승지겁이
            다하도록 무량불사를 하는 그런 큰 존재입니다. 다만 병이 어느 곳에 있

            느냐, 눈을 뜨지 못하여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가 눈을 뜨겠느냐 이것입니다.

              “스님도 딱하시네. 내 눈은 멀쩡한데 내가 기둥이라도 들이받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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