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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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보고 자꾸만 눈감았다, 눈감았다 하시는고?”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껍데기 눈 가지고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한밤중에 바늘귀를 볼 수 있다고 해도 그런 눈 가지고

           는 소용없습니다. 그런 눈은 안 통합니다. 속의 눈, 마음의 눈, 마음 눈을
           떠야 하는 것입니다. 명경에 낀 때를 벗겨야 합니다. 명경의 때를 다 닦아

           내어 마음의 눈을 뜨고 보면, 해가 대명중천大明中天하여 시방세계를 고루
           비추고 있는 것이 맑고 맑은 거울에 고요하게 그대로 환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거울의 때를 벗기고 우리가 마음의 눈을 뜰 수 있
           는가? 가장 쉬운 방법이며 제일 빠른 방법이 참선參禪입니다. 화두話頭를

           배워 부지런히 참구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화두를 바로 깨칠 것 같으면
           마음의 눈을 안 뜨려야 안뜰 수 없습니다. 마음의 눈이 번쩍 뜨이고 맙니

           다.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번 뛰어 부처지위에 들어간다, 한번
           훌쩍 뛰면 눈 다 떠버린단 말입니다. 그래서 제일 쉬운 방법이 참선하는

           방법입니다.
             그 외에도 방법이 또 있습니다. 우리 마음의 눈을 무엇이 가리고 있어

           서 캄캄하게 되었는가? 그 원인, 마음 눈이 어두워지는 원인이 있으니 그
           것을 제거하면 될 것 아닙니까? 불교에서는 그것을 탐貪, 진瞋, 치癡, 삼

           독三毒이라고 합니다.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이 삼독이 마음의 눈을
           가려서 본래 부처이고 본래 불국토인 여기에서 중생이니, 사바세계니, 지

           옥을 가느니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 눈을 가린 삼독, 삼독만 완전히 제거해 버리면 마음의 눈

           은 저절로 안 밝아지려야 안 밝아질 수 없습니다. 그 삼독 중에서도 무엇
           이 가장 근본이냐 하면 탐욕입니다. 탐욕! 탐내는 마음이 근본이 되어 성

           내는 마음도 생기고 어리석은 마음도 생기는 것입니다. 탐욕만 근본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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