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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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제거해 버리면 마음의 눈은 자연적으로 뜨이게 되는 것입니다.

             탐욕은 어떻게 하여 생겼는가? ‘나’라는 것 때문에 생겼습니다. ‘나! 남
           이야 죽든 말든 알 턱이 있나, 어떻게든 나만 좀 잘 살자, 나만!’하는 데

           에서 모든 욕심이 다 생기는 것입니다. ‘나’라는 것이 중심이 되어서 자꾸
           남을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마음의 눈은 영영 어두워집니

           다. 캄캄하게 자꾸 더 어두워집니다. 그런 욕심을 버리고 마음 눈을 밝히
           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라는 것, 나라는 욕심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누구나 무엇을 생각
           하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자나깨나 나뿐 아닙니까? 그 생각을 완전히 거

           꾸로 해 자나깨나 남의 생각, 남의 걱정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행
           동의 기준을 남을 위해 사는 데에 둡니다. 남 돕는 데에 기준을 둔단 말입

           니다.
             그러면 자연히 삼독이 녹아지는 동시에 마음의 눈이 자꾸자꾸 밝아집

           니다. 그리하여 탐·진·치 삼독이 완전히 다 녹아 버리면 눈을 가리고
           있던 것이 다 없어져 버리는데 눈이 안 보일 리 있습니까? 탐·진·치 삼

           독이 다 녹아 버리는 데에 가서는 눈이 완전히 뜨여서 저 밝은 광명을 환
           히 볼 수 있고 과거 무량아승지겁부터 내가 부처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동

           시에, 시방세계가 전부 불국토 아닌 곳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하
           여 미래겁이 다하도록 자유자재한 대해탈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것이 불교입니까?” 하고 물으면 이렇게 답합니다.
             “세상과 거꾸로 사는 것이 불교다.”

             세상은 전부 내가 중심이 되어 나를 위해 남을 해치려고 하는 것이지
           만, 불교는 ‘나’라는 것을 완전히 내버리고 남을 위해서만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세상과는 거꾸로 사는 것이 불교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장에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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