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P. 41

『   』 제84호 | 도공과 도자기 8          생각지 못하게 전시가 4월초로

                                           잡히는 바람에 올 초부터 준비로 분
                                           주했다. 무엇을 주제로 해야 할지도

                                           고민이고 누구에게 뭘 보여준다는
            ‘일상 다반사’ 주제                    것이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었다.

             전시를 준비하며                      이번 전시는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
                                           던 방향을 조심스럽게 시도해 보는

                                           것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김선미 도예작가
                                              나는 늘 ‘선禪의 느낌’을 그릇에
                                           표현하고 싶었다. 와비사비侘び寂び
                                           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젠 스타일

                                           Zen style하고는 결이 다른 우리 방식
                                           의 그 세계.

                                              처음 애플에서 아이폰 3GS가 출
                                           시됐을 때 그 모습에 반했었다. 기계

                                           가 저렇게 멋있을 수가 있다니. 나중
                                           에 스티브 잡스가 선禪과 명상에 심

                                           취해 있었고 그런 결과물이라는 것
                                           을 알았을 때 ‘그러면 그렇지!’하는

                                           반가움, 내가 만들어갈 그릇이 막연
                                           히 그 세계이기를 바랬다.
               소천素泉 김선미   귀신사에서 찻그릇을
                                              선적禪的인 것은 뭘까? 소박한
               보고 무작정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에게 입
               문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박하고 자      것? 자연스러운 것? 단순한 것? 백
               연스러운 그릇을 만들기 위해 정진중이
               다. 현재 운산요雲山窯를 운영하고 있다.      자같이 순백의 티가 없는 것? 뭐라



                                                                        39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