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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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의 꿈을 풀어 달라고
            부탁한다. 점술가들은 “왕
            자님을  낳으실  꿈입니다.

            태어날  아기는  전륜성왕

            (轉輪聖王, 고대 인도의 이상적
            제왕)이 되거나 만약 출가
            한다면 붓다가 될 꿈”이라

            고 해몽하였다.

              마야 왕비의 꿈이 자신
            의 뒤를 이어 줄 왕자의 잉
                                      사진 2. 송광사 팔상탱, 비람강생상.
            태를 알리는 좋은 징조라

            는 말을 들은 정반왕의 기

            쁨은 더할 수 없이 컸다.
              팔상도 가운데 첫 번째인 도솔내의상은 이 가운데 마야 왕비가 흰코끼
            리를 탄 호명 보살이 승상입태乘象入胎하는 꿈을 꾸는 장면과 함께 관련된

            불전佛傳을 화려한 채색으로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어지는 것이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인데, 이 비람강생상에, 이번에 소
            개할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탄신불이 있다. 먼저 부처님의 탄생을 비람
            강생이라고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어머니 마야 부인이 당시의 출산 풍습

            에 따라 고향인 천비성天臂城으로 출산하려고 가는 중에 룸비니 동산에서

            부처님이 탄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룸비니를 음사한 것이 람비니(藍
            毘尼, Lumbinī)인데 이를 줄여 비람毘藍으로 부른다. 비람강생은 룸비니 동
            산에서 부처님의 탄생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에 대한 『본생경』의 내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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