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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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것(專一)’라는 감산스님의 주석 구절을 인용하여 정의합니다.
‘혜’란 어떤 마음작용일까요?
독자들께서는 ‘혜(慧, prajñā)’라고 하면 바로 ‘지혜’를 먼저 떠올릴 것입
니다만, 유식에서는 반드시 지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살펴봅시다. 그전에 우선 혜란 어떤 마음작용인지 살펴보겠습니
다. 혜란 ‘관찰된 대상[所觀境]을 선택하여 나누는 마음작용’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근거를 살펴봅시다. 먼저 『대승오온론』(한역)에서는 “그
것[사마디로써 관찰하고 있는 대상]이 어떤 법인가를 선별[간택]하는 것을
5)
본질로 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유식삼십송석』에서는 ‘혜’심
소에 대해 자세하게 주석합니다.
“혜란 반야[지혜]이다. 이것(혜)도 <앞에서 언급한 정과 같이> 관
찰된 사물[대상]에 대해 선별[간택]하는 것으로 바른 인식[량]에 의
해 행해진 것, 그릇된 인식에 의해 행해진 것, 혹은 둘 다 아닌
다른 <인식에 의해 행해진 것이다.> 간택함[pravicaya, 명사]이
란 간택하기[pravicinoti, 동사] 때문이다. 즉 <각각 존재에> 자상
[독자적인 특성]과 공상[공통하는 특성]이 다양하게 혼재해 있는 것
처럼 모든 법[존재]에 대해서 바르게 또는 그릇되게 변별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바른 인식이란 바른 도리이다. 그것[바른 인
5) “謂卽於彼擇法爲性.”(『대승오온론』, 대정장 31,848c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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