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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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11에는 『산방야화山房夜話』가 수록되어 있다. 중봉명본이 깊은 산속
에 주석하고 있던 달 밝은 밤에 은자隱者가 찾아와서 여러 가지 주제의 질
문에 대하여 답변하는 형식으로 제시한 문답식 법어이다. 가령 선종의 기
본적인 교의를 비롯하여 좌선공부의 실참방법, 선종오가, 수행과 깨침,
신통력, 교화 등 41가지 주제가 수록되어 있다.
권12는 『신심명벽의해信心銘闢義解』이다.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
嫌揀擇’의 양구는 『신심명』의 요강要綱이고 본지本旨이며, 신信이란 오증悟
證의 전체이지 단순한 신행信行의 신信이 아니며, 마지막의 언어도단言語
道斷은 『신심명』의 명銘이고, 비거래금非去來今은 조사의 면목이 현재하는
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권13은 『능엄징심변견혹문楞嚴徵心辯見或問』이다. 여기에서는 15문답을
설정하여 설한다. 각각에 해당하는 질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아난이 칠처七處를 가리켜 진술한 것은 말세중생의 미혹을 제거해
주려는 것이었는가, 아니면 그 도리를 진정 몰라서 그런 것이었는가. 2,
아난이 가리킨 칠처에 모두 마음이 없다면 그것은 마음이 없다[無心]는 것
이 아닌가. 3, 칠처를 가리킨 것이 모두 편扁이라면 정正은 어떤 것인가.
4, 마음의 비유로 칠처를 가리켰는데 어째서 비유의 마음마저 없다고 하
는가. 5, 마음이 이미 편재遍在라면 그것이 지각知覺을 갖추고 있다는 것
이 아닌가. 6, 중생의 지각과 여래의 지각은 같은가 다른가. 7, 허망의 본
체가 진眞에 의거한 것이라면 그것은 진眞을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것
인가. 8, 진심과 망심이 동일한 것인데, 중생과 부처의 길은 어째서 항상
다른 것인가. 9, 진심과 망심 이외에 다른 심心이 있는가 없는가.
10, 육근이 모두 묘용을 갖추고 있는데 어째서 여래의 경우에만 그 견
見을 다스린다고 말하는 것인가. 11, 눈이 대상을 상대하는데도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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