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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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見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 지금 내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것도 본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인가. 12, 주체의 견見과 객체의 물物은 같은가 다른가. 13,
            지금 견물見物의 경우 그것을 견見이라 말한다면 그 견見이란 도대체 어

            떤 것인가. 14, 견물見物의 경우에 그 견見이 옳은 견見이 아니라면 그것
            은 무엇인가. 15, 오랫동안 허망에 속박되어 있어서 그 허망을 단절하려

            고 해도 그 방법을 모릅니다.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권14는 『별전각심別傳覺心』이다. 『별전각심』은 『원각경』의 근본적인 뜻

            에 대하여 설명한 것이다. 12보살 가운데 문수장과 보현장의 지취旨趣야
            말로 원각을 나아가는 근본이라고 말한다. 또한 조동종 제10대 진헐청료

            眞歇淸了의 원각십이게圓覺十二偈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별전각심別傳覺心
            이란 문자에 계합하는 것[卽文字] 내지 문자를 벗어나는 것[離文字]에 대한

            견해를 초월하여 대원각심大圓覺心의 과果에는 별전別傳의 종지가 들어있
            다는 점에서 붙인 제명임을 말한다.

              권15는 『금강반야약의金剛般若略義』이다. 『금강경』의 제명을 비롯하여
            ‘부주색보시不住色布施’, ‘사구게四句偈’, ‘사상四相과 사견四見’, ‘즉비시명卽

            非是名’, ‘오어五語’,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삼일분三日分’, ‘삼제심불가
            득三際心不可得’, ‘오안五眼’ 등 주요한 대목 및 용어에 대하여 그 대의를 피

            력하고, 이어서 32분과의 명칭에 대하여 해당하는 경문을 배대하면서 의
            미를 설명한다.

              권16은 『환주가훈幻住家訓』이다. 환인(幻人, 중봉 자신)이 어느 날 환실幻
            室에 있으면서 환좌幻座에 앉아서 환불자幻拂子를 들고 있었다. 그때 모든

            환제자幻弟子들이 모두 구름처럼 몰려와서 물었다. ‘소나무는 어떤 인연으
            로 곧고, 가시나무는 어떤 인연으로 휘었으며, 고니는 어떤 인연으로 검

            고, 까마귀는 어떤 인연으로 하얀 것입니까.’ 이에 환인幻人이 불자를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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