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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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명나라 제3대 황제인 영락제(永樂
帝, 1360-1424, 재위 1402-1424)는 호불적인
군주였다. 그의 재위 기간에 조성된 것
으로 여겨지는 문수 보살상은 우리나라
에서 볼 수 있는 문수 보살상과 큰 차이
가 있다. 화려한 보관, 큰 귀걸이, 몸에
걸쳐진 장신구를 비롯해 팔이 4개인 점
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사진 6).
먼저 오른쪽 제1손으로는 긴 칼을 들
고 있고 제2손으로는 화살을 들고 있다.
왼쪽 제1손으로는 경전이 얹힌 연꽃 줄
기를 잡고 있고 제2손으로는 활을 들고
사진 6. 명나라 시대의 문수 보살상.
있다. 화려한 연꽃 위에 앉아있는 문수
보살상의 두 다리 앞에는 “명나라 영락제 때 보시했다[大明永樂年施].”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문수진실명경』에 의하면 이검利劍·경전·활·화
살 등은 문수 보살의 지물로 언급되어 있으며 경전은 『반야경』이라고 하
였다.
유마 거사와 대담하는 문수 보살상
『유마경維摩經』은 초기 대승경전 가운데 널리 읽힌 경전으로 재가자인
유마 거사가 주인공이었기에 동아시아에서 유행했다. 많은 한역본 가운
데 우리나라에서 널리 유통된 것은 구마라집(344-413)이 406년에 번역한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3권15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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