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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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의범』 「산신청山神請·가영歌詠」에는 산신을 “옛날 옛적 영취산에서
부처님의 부촉을 받으시고, 강산을 위진 하며 중생을 제도하고 푸른 하늘
청산에 사시며, 구름을 타고 학처럼 걸림 없이 날아다니시는 분[靈山昔日如
來囑, 威鎭江山度衆生, 萬里白雲靑嶂裡, 雲車鶴駕任閑情]”이라고 찬탄하고 있는 것
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산신을 토착신앙의 습합으로만 보는
민속학적 견해는 재고되어야 하겠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기 때문에 선조들에게 있어서 산
은 곧 생활의 터전이었으므로 산에 의지하여 살았고 또 죽어서는 그곳에
묻혀야 했던 사람들이 산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
이다. 이러한 산악숭배라
는 이유만으로 불교의 수
호신으로 수용된 것은 아
니다. 『화엄경』 등의 교의
적 근거와 『불모대공작명
왕경』에서와 같이 소재강
복(消災降福,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내리다)의 현실 구체적
인 위신력이 있었기에 외
호신으로 습합될 수 있었
다.
산신은 조각상보다 탱
화로 도상화하여 봉안하
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신
사진 2. 약수사 삼성각 산신탱.
탱은 연대 추정이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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