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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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6호 | 선시산책 25            경남 산청 출신의 퇴옹 성철(1912-
              퇴옹성철 스님
                                           1993, 이하 성철 스님)의 속명은 이영주
                                           이다. 어린 시절부터 진리탐구를 위

                                           해 모든 경서와 신학문을 섭렵했지
            진리 향해                          만 이는 진여의 문에 들어가는 길이

            초연히                            아님을 깨달았다. 그 무렵, 그는 한
                                           노승으로부터 받은 영가 대사의 「증
            걸어가노라
                                           도가」를 받아 읽고 홀연히 심안心眼이
                                           밝아짐을 느낀 후, 지리산 대원사로

            백원기                            가서 『서장』을 읽었다. 이후 잡지 『불
            동방문화대학원대 석좌교수
                                           교』를 보며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문학평론가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 화두를 들고 불
                                           철주야로 정진해 42일 만에 마음이

                                           밖으로 달아나지 않는 동정일여動靜
                                           一如의 경지에 이르렀다. 짧은 기간

                                           의 수행으로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은 그의 남다른 결의와 정진력을

                                           말해준다. 화두참선에 확신을 가진
                                           이영주는 1936년 봄 담대한 마음으

                                           로 출가를 결심하고 가야산 해인사
                                           로 떠나며 이렇게 읊었다.
             백원기   전 국제포교사회 회장, 전 한국
             동서비교문학회  부회장.  저서로  『선시
             의 이해와 마음치유』, 『불교 설화와 마음           하늘 넘친 큰일들은 붉은 화
             치유』, 『숲 명상시의 이해와 마음치유』
             등 다수가 있다.                         롯불에 한 점의 눈송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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