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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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번역의 의미
서양 제국주의가 침탈하던 혼돈의 시기에 리차드는 『대승기신론』 번역
을 통해 서양과 동양의 우호적 만남을 꾀하였던 듯하다. 긍정적으로 볼 때,
그의 번역은 동양 불교와 서양 기독교의 대등한 만남이었고, 뛰어난 서양
이 우매한 동양을 계몽해야 한다고 보았던 당시 대다수 선교사들의 사고
방식과 비해 볼 때 매우 선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번역이 불교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고 있기는 하였지만, 이러한 번역은 중국 근대불교가
서양 학문을 흡수하였던 한 측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대승불교와 기독교를 하나로 파악하고 불교를 기독교적으로 접근
한 점에 대해 중국 근대불교 쪽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던 것은 당연한 일
이었다. 양문회는 리차드가 자신의 해석에 따르지 않고 기독교적인 해석을
하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는 그의 번역을 통해 불교와 기독교
의 근본적인 차이 및 유사성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
든 이 최초의 『대승기신론』 번역이 서양이 대승불교를, 동양이 서양의 기독
교를 더 깊이 이해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였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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