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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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참되기 때문이고, 모든 형태들은
                한 참된 모델의 다양한 표현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보통의 영
                어와 보통의 사고를 넘어선 것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

                리는  그것을  참된  모델True  Model이라고  부른다.”(『대승기신론』

                T32)


              현상계의 다양한 형태들 너머에 있는, 그래서 그 형태들을 꿰뚫어보아

            야 알아볼 수 있는 ‘한 가지 진정한 힘one real power’이 바로 리차드가 생

            각하는 ‘진여’의 의미이고, 기독교의 ‘신God’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그의
            번역에서 나타난 참된 핵심, 참된 실체, 원형, 참된 모델 등의 다양한 용어
            들은 분명히 기독교에서 말하는 조물주, 즉 신의 구체적 표현이다. 그러나

            진여에 대해 ‘변화하지 않고 파괴되지 않는 사물들의 진정한 핵심’이라고

            한 표현은 전형적인 대승불교의 진여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의 번역에는 대승불교의 진여관과 기독교의 신관이 서로 융합된 채로 표
            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리차드는 ‘여래의 평등법신[法身]’을 ‘참된 모델(=여래)의 화신의 자연적인 상

            태(the natural state of the Incarnate True Model)’라고 번역하였다. 여기에서 ‘화
            신(化神, 인간의 몸으로 나타나다 incarnate)’은 기독교 신의 화신, 또는 성육하신
            하느님이라고 부를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여기에서 ‘여래의 평등법신’

            은 기독교 신의 ‘화신’과 쉽게 만나는 지점이 된다. 현상계에서 여래(진여)가

            신체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기독교에서 신이 육화하여 이 세상에 나타났다
            는 사실을 증명하는 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쉽게 대승불교와 기
            독교가 다르지 않다는 일원론의 결론으로 나아가게 되었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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