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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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7호 | 도공과 도자기 11 얼마 전 코로나19로 지원된 재난
지원금으로 외식이나 하자며 한 뷔페
식당을 찾았다. 종일 나무 나르는 일
을 한 터라 시장해 나도 모르게 한 접
일상의 발우공양 시를 급하게 비웠다. 잠시 한숨 돌리
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 … 영화 ‘센
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 장면이
김선미 도예작가
갑자기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접시
에 화려한 음식을 가득 담고 먹는 것
에 열중하는 모습이 무섭다는 생각
이 순간 들었다. 코로나로 밖에서 밥
먹는 것이 어려워지고, 정신적으로도
억압당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
다. 그것의 발산인지 비운 접시가 탑
처럼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주변 분위기에 질려 서둘러
나왔다. 먹는다는 것. 그것도 화려하
고 많은 음식을 …. 그게 내 몸을 즐
겁게 해주는 걸까? 몸과 마음을 해
치는 불필요한 음식에 미각의 욕구
에 말려, 휘둘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소천素泉 김선미 귀신사에서 찻그릇을
생각이 들었다.
보고 무작정 도천陶泉 천한봉 선생에게 입
문하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박하고 자
태안 앞바다에서 건져진 고려시대
연스러운 그릇을 만들기 위해 정진중이
다. 현재 운산요雲山窯를 운영하고 있다. 발우를 보고 그에 반해 천년 발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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