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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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영역에는 약 이삼천 억 개의 은하galaxy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각각의 은하 안에는 평균적으로 이삼천
억 개의 별이 존재한다. 최근의 관측 결과에 의하면 우주에는 대략 7천억
곱하기 천억 개의 별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게 얼마나 엄청난 수인지를 가
늠하기 위해, 시카고 천문대에서 들은 얘기를 소개해 본다. 우리가 사용하
는 두께가 1mm인 티백을 지구에서 태양까지 일렬로 세워서 왕복한다고 하
자. 태양까지의 거리가 꽤 된다 하더라도, 이때 필요한 티백의 숫자는 3천
만 곱하기 천만 개 정도면 된다. 관측 가능한 우주 안에 존재하는 별의 수
만큼의 티백을 가지고 있다면, 지구와 태양 사이를 2억 번 왕복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우리의 세계를 삼천대천세계라고 하는데, 현대과학이 파악
하는 우주와 삼천대천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고 복잡한 구조
를 가졌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그러나 우리의 우주가 복잡한 구조를 가졌
다거나 대단히 많은 천체로 이뤄졌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 복잡하고 광
대한 우주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무아와 무상의 연기적 구조 위
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 때문에 현대과학이 파악하는 우주와 불교의 세계
관이 만나게 된다. 우주의 진화를 살펴보자.
성成·주住·괴壞·공空하는 우주의 진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 4.5 광년 떨어져 있는 것처럼, 은하 안에서
별과 별 사이의 거리는 보통 4-5 광년이다. 은하와 은하 사이의 거리는 평
균적으로 100만 내지 200만 광년이다. 이 은하들이 수 개에서 만 개가 모
여 은하단을 구성하는데, 은하단 사이의 거리는 1억 광년 정도 된다. 그러
므로 우리 우주 안에서 별이 차지하는 공간의 비율은 백사장에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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