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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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1918년경부터 대장경의 출간이 기획된 것 같지만, 기획이나 출간과
관련된 전체적인 일정이나 출간비용 등은 다카쿠스의 책임 아래 진행되었
다. 대장경 전체가 출간된 뒤 다카쿠스는 상당한 재정적 부채를 짊어졌다
고 전한다.
그렇지만 『대정신수대장경』의 출간을 완료한 이후 한역대장경만으로는
불교의 온전한 모습을 알 수 없다고 하여 새롭게 기획하고 시도한 일이
『남전대장경』 번역 출간이었다. 당시 다카쿠스의 문하생 48명과 팔리어 연
구자가 동원된 이 번역 사업은 1936년 제1권이 출간된 이후 1941년 최종
65권이 발간되었다. 이 『남전대장경』이 출간됨으로서 동아시아 대승불교
전통에서는 소홀해지기 쉬운 초기불교의 전체적인 모습을 알 수 있게 되
었고 이를 통해 불교의 본래 모습에 더욱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남전
대장경』의 번역이나 출간의 총체적인 과정도 역시 다카쿠스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다카쿠스는 1927년 62세로 도쿄 대학을 퇴임하지만, 재직 중에나 퇴임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오랜 기간 여성교육에 관심을 가져 1924
년 무사시노武藏野여자학원을 설립하여 원장으로, 그리고 이 무사시노여자
학원이 고등여학교로 바뀐 이후에는 교장으로 역할 했다(후에 무사시노여자
대학, 현재 무사시노대학). 잡지 『현대불교現代佛敎』를 비롯한 젊은 여성을 위한
『아카츠키』, 영문판 『영 이스트』 등을 창간하고, 도요 대학東洋大學 학장, 치
요다千代田여자전문학교 교장을 역임하였다. 1944년 문화훈장을 수여받았
고, 1945년 6월 80세로 운명하였다.
다카쿠스는 32세에 영국유학으로부터 돌아온 뒤 80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인도학과 불교학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국유학으로부터 얻은 국제적인 감각은 물론 불교학에 뜻을 둔 그의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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