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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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석】 이는 오조가 육조를 인가부 * 이것은 홍인 대사가 혜능 스님
법印可付法할 때의 말이니, 구경불 의 경지를 인정하고 가르침을 잘 전
과究竟佛果를 성취하지 않으면 견성 파하라고 당부할 때 하신 말씀이
이 아님은 종문宗門의 철칙이다. 다. ‘궁극의 깨달음’을 증득하지 않
으면 ‘참다운 본성’을 체득한 것이
아님은 선문의 철칙이다.
【강설】 부처님 말씀과 보살들의 논에 이어 선종의 33조사들은 견성에 대
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검토해 보자. 견성하면 곧 성불이라고 일러주면
“육조 스님도 16년 동안 보임하셨는데 무슨 가당치 않은 말씀입니까?” 하
고 반박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단경』을 살펴보면 오조도 육조를 인가
할 때, 견성見性하면 곧 천인사불天人師佛이라고 말씀하셨지 견성했으니 더
욱 부지런히 갈고 닦아 다음에 성불하라고 말씀하진 않으셨다. 육조 혜능
대사가 오조 홍인 대사로부터 인가를 받고 16년 동안 숨어 산 일을 두고 “오
조 회하에서 견성하고 16년 동안 보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
다. 그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망설이다. 당시 가사와 발우를 전해 받은 혜
능을 시기 질투한 무리들은 육조를 시해하려고까지 했었다. 그들을 피해
법을 펼 적절한 시절이 도래하기를 기다린 것이지 부족한 공부를 무르익게
하려고 숨어 지낸 것이 아니다. 또 혹자는 달마 스님이 소림굴에서 9년 동
안 면벽한 일까지도 보임한 것이라고 떠들어 댄다. 그럼 달마 스님이 동토
로 넘어올 때는 아직 성불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그것 역시 때를 만나지
못해 숨어 지낸 것이지 남은 공부가 있어 숨어 지낸 건 아니다. 여러 전적
들이 증명하다시피 달마 스님이 동토로 넘어오기 전에 스승으로부터 인가
받고 성불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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