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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常의 바람이 그 구름을 불어 없애버렸구나. 나는 여래를 따라
다니기를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다니듯 하면서 조화롭게 받들
고 순종하여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다. 아! 너무 괴롭다. 이제
이 금강저로 누구를 보호한단 말인가? 곧 던져버리리라. 지금
부터는 누구를 받들어 모실 것이며 누가 마땅히 나를 자비롭
고 가엾게 여겨 가르쳐 줄 것인가?”
(『불입열반밀적금강역사애련경佛入涅槃密迹金剛力士哀戀經』).
<사진 1> 열반 장면에서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금강 역사와 애통해하
는 쿠시나가르의 말라족 그리고 나무에 사는 수신樹神의 모습이 눈길을 끈
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이 더 이상 계시지 않는 슬픔을 금강 역사, 말라족,
사라수의 나무신을 통해 간다라인들은 우리에게 절절하게 전하고 있다. 부
처님의 발 부근에는 나체 수행자인 이교도로부터 부처님의 열반 소식을 전
해들은 가섭 존자가 지팡이에 의지한 채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서 있다.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는 금강 역사를 바라보는 가섭 존자의 표정에는 억
제된 슬픔이 배어 있다.
“ 금강 역사는 손을 내젖고 부르짖으며 소리내어 슬피 울었다. 마
치 제석천이 가진 당기의 끈이 끊어져 땅에 넘어진 뒤에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그는 땅을 구르며 울부짖어 황
망히 앉은뱅이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가 한참 후에 소생하
였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하여 일어나려 하지만 자꾸만
땅으로 빠져 들어갔다. 세상이 노래지고 캄캄하고 어지러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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