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P. 92

다. 마음과 뜻이 뒤바뀌고 헷갈려서 정신을 잃었다. 입술은 마
                르고 혀는 타서 말이 어긋나고 목이 쉬었다. 목숨이 곧 끊어져
                부처님을 버리고 갈 것만 같았다. 이렇게 슬피 부르짖으며 부처

                님을 그리워하는 금강 역사에게 제석천이 말했다.

                ‘ 멈추어라, 멈추어라. 그만하면 되었다. 너는 지금 부처님의 짧
                은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모든 것
                은 무상하여 머물지 않고 바탕[體]을 믿을 수 없으니 이것이 바

                로 달라지는 법[變易法]이다. 모든 것은 모였다가 흩어지며 다시

                모였다가 없어진다. 높은 것은 반드시 떨어지고 합하고 모인 것
                은 반드시 흩어진다. 생겨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죽고 일체 모
                든 것은 하천과 언덕의 나무와 같다. 또한 물 위의 그림 같아 그

                림을 찾아도 없다. 또한 물거품 같고 나뭇가지 위의 이슬 같아

                오래 머물지 못한다. 신기루가 잠시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 같
                이 사람의 목숨도 화살보다 빠르다. 천하에 세월보다 더 빠른
                것이 없다. 사람 목숨의 신속함은 이 하늘보다 더하여 무상하

                고 무너진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불사佛事에 부

                족함이 있으면 열반에 들지 못할 것이고 불사를 두루 마치면 열
                반에 들어간다. 사람과 하늘에 부촉할 중요한 일을 성문 제자
                에게 맡기고 두려움 없는 적멸처로 향해 갈 것이다. 모든 존재

                들은 괴로움을 다해 다시는 태어남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크게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불입열반밀적금강역사애련경佛入涅槃密迹金剛力士哀戀經』).



             <사진 2>는 금강 역사의 슬픔이 보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대



           90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