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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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가보니 도오 스님이 물속에 있었는데 옷도 전혀 젖지 않았
                다. 절도사는 깊이 참회하고 관아로 청하여 공양하였다. 그리고
                성의 서쪽에 사찰을 짓고 천왕이라 이름붙였다. 도오는 평소에

                대단히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임종에 이르러 ‘아이고! 아이

                고!’ 소리를 질러댔다. 또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하였다. ‘염라대
                왕이 나를 잡아가려고 찾아왔구나.’ 그러자 원주가 물었다. ‘화
                상께서는 절도사에게 붙들려 물속에 던져졌을 때도 신통이 있

                어 끄떡없었는데 지금은 어인 일입니까.’ 도오는 일어나 앉아 말

                했다. ‘그대는 말해 보라. 물속에 빠졌을 때가 잘한 일인가. 지
                금이 잘한 일인가.’ 원주가 대꾸하지 못했다. 원화 3년(808) 무자
                년 10월13일이다. 세수 82세, 법랍 63이다. 사법제자는 숭신 한

                사람이 있는데 곧 용담이 그 사람이다.”



             2, 교몽당覺夢堂은 달관담영의 『오가종파』를 교정하며 붙인 『교몽당중교
           오가종파서覺夢堂重校五家宗派序』에서 말했다.




                “이제 여기 전등록에서는 운문종과 법안종의 두 종을 거두어
                석두 문하에 귀속시켰는데 그것은 오류이다. 여기에는 동시대에
                두 명의 도오가 있다. 첫째는 강릉성 서쪽 천왕사 도오이다. 이

                는 저궁 사람으로 최자옥의 후손이다. 마조를 이어 원화 13년

                (818) 4월13일 입적하였다. 정의대부 구현소는 천왕도오의 탑명
                을 찬술했는데 수천 言에 해당된다. 그것을 간략하게 말하면 다
                음과 같다. “마조가 축원으로 ‘훗날에라도 고향을 벗어나지 말

                라.’고 말했다. 그래서 저궁으로 돌아왔다.” 둘째는 강릉성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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