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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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사 도오이다. 이는 무주 동양 사람으로 성은 장張씨이고 석
                두의 법을 이었다. 원화 2년(807) 정해년 입적하였다. 율사였던
                부재符載가 그 비명을 찬술했다. 구현소의 비문과 부재의 비문

                의 기록은 모두 태어난 곳에 대해서 대단히 상세하다. 그러나

                단지 도원이 채집한 전등록의 기록은 낱낱이 친히 찾아가서 물
                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부탁하여 주워 얻어 모은 것에 불
                과하다. 그러므로 그것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저 세상의 미치광이들이 하는 말이란 옳음[是]을 해치고 진실

                [眞]을 어지럽게 하는 원인이 되는데 그 화禍는 비단 한 사람에
                미치는 것이 아니라 천하 및 후세에까지 미친다. 그런즉 그에 대
                한 변론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진실로 깨끗하게 해결하여 방

                비를 단단히 하고 위험을 피하여 칼끝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

                다. 천고에 변하지 않는 도가 하루아침에 어둠에 휩싸여 해뜨는
                곳이 없는 시절을 참아내야만 역시 천하와 후세를 비방하는 것
                을 물리칠 수가 있다. 법당 앞에서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기에

                내가 만부득이하게 그런 것이다.

                남전의 문하에 담조 선사는 조주, 장사, 수유, 자호 등과 더불어
                동문으로 형제지간이다. 형주 백마에 주석하였는데 그 도는 보
                통을 벗어나 있고 그 행위는 뛰어나 일찍이 쾌활하다는 평이 나

                있었다. 그러나 임종에 이르러 연신 아이고 죽겠다는 소리를 부

                르짖었다고 한다. … 마조 문하에서 가공의 인물 천왕도오를 내
                세워 담조의 기연어구를 가지고 그것으로 천왕도오의 행위를
                만들었다. 그것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일언一言도 빠짐이

                없고 일자一字도 차이가 없다. 이것은 대단히 이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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