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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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천왕도오의 법통 주장     1, 천왕도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구현소丘
            元素가 기록했다는 천왕도오의 다음과 같은 비문이다.



                “천왕도오(727-808)는 저궁 출신인데 성은 최씨로서 최자옥의

                후손이다. 15세 때 장사사 담저율사에게 출가하였다. 23세 때
                숭산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33세 때 석두를 참문하여 늘 그 가
                르침을 받았지만 인연이 맞지 않았다. 후에 34세 때 혜충 국사

                의 시자인 응진과 더불어 강남으로 가서 마조를 참문하였다. 그

                때 마조가 말했다. ‘자심이 본래 부처인 줄을 알아야 한다. 그러
                므로 점차에 속하지도 않고 닦아서 유지할 필요가 없다. 마음의
                자체는 여여하여 만덕이 구비되어 있다.’ 도오는 이 말을 듣고 대

                오하였다. 그러자 마조가 부촉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

                가 주지하려면 고향을 벗어나지 말라.’ 이에 도오는 그 뜻을 받
                들어 다시 형주로 돌아왔다. 형주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초막을
                짓고 살았다. 후에 형주 절도사가 먼저 부하를 시켜 나중에 법

                을 물으러 간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 후에 나중에 직접 찾아오

                는데 길이 좁아서 거마가 다닐 수가 없었다. 큰 나무들이 그대
                로 서 있는 것을 보고 노발대발하여 사람을 시켜 도오 스님을
                붙들어 물속에 던져버리고는 깃발을 휘날리면서 관아로 돌아갔

                다. 그런데 관아에 돌아오자 관아의 내외 건물에 큰 불이 나서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직 허공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천왕의 신이다. 나는 천왕의 신이다.’ 이에 절도
                사가 마음을 돌이키고는 절을 올렸다. 그러자 연기와 불길이 모

                두 꺼지고 관아는 본래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에 절도사가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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