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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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서 말하자면, 첫째 본래의
자기(무無·공空)를 깨달아 각자覚
者가 되는 길이며 둘째, 각자로서
삶을 살아가는 길이라고 하겠다.
필자가 언급하는 다도茶道는 이러
한 선다도를 의미한다. 여기서 새
삼 다도의 정의를 하자면, 각자 지
향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
만 역시 실천적 관점에서 필자는
사진 2. 도코노마에 걸린 묵적. 일본 다도 철학의 대가인 쿠라사
와 유키히로倉澤行洋(1934- ) 박사
의 정의로 대신하고자 한다. 다도란, 첫째는 차의 수행을 통하여 깊고 높은
지심至心에 나아가는 길이며, 둘째는 깊고 높은 지심至心에서 다시 차로 나
아가는 길이다. 여기서 지심을 득도得道로 바꾸어 말한다면, 다도란 첫째,
차 수행을 통하여 득도로 나아가는 길이며 둘째, 득도의 경지에서 차를 행
하는 길이다. 이와 같이 2단계적 수행론은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환원還
源과 기동起動’, ‘향거向去와 각래却来’와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그럼 다시
슈코로 돌아가자.
나라 출신의 다승 슈코는 나라奈良 출신의 승려, 속명은 무라타村田.
기존에는무라타 쥬코 내지 무라타 슈코라고 해왔는데, 슈코 연구 성과에
의해 출가자이므로 속명은 사용하지 않고 ‘슈코珠光’로 표기가 정착되었다.
슈코는 11세에 나라 칭명사称名寺라는 절에 출가하였으나 20세 무렵부터
세속에 관심이 많아져 절을 떠나 교토의 작은 암자에서 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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