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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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의 방법’에 속한다. 따라서 직관이 비량에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수受·상想과 비량非量
양수명은 베르그송 철학으로 유식 불교를 수정하는 단계까지 나아갔
다. “현량의 감각에서 비량의 추상 개념에 이르는 중간에 ‘직관’의 단계가
필요하다. 현량과 비량에만 의지해서는 인식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유식학을 수정한다.” 그는 인식이 현량과 비량으로 구성되는
것은 옳지만, “현량과 비량에만 의지해서는 인식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단언한다. 현량은 구별하지 않고 의미가 지각되지 않는 것이다.
비량은 구별과 종합의 작용을 행하며, 그 다음에 비로소 추상적 의미가
생겨난다. 그런데 양수명은 이 현량과 비량 사이에 다른 작용이 있다고 본
다. 그것은 바로 감각에 덧붙여지는 ‘수受’, ‘상想’이라는 두 심소이고, 이 두
심소가 의미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직관이라는 것이다. 이 수, 상이라는 두
심소에서는 분명하지 않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다. 그는 베르그송의 직관이 유식학의 ‘비량非量’에 해당하며, 이 직관이
인식에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그는 인식이 이 세 가지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 세 가지 작용 중 하나라도 없으면 인식이 성립할 수 없다고
단언하여, 유식 불교 이론을 수정하였다.
근대 중국학자들이 베르그송에 주목한 이유는?
근대 시기 많은 학자들이 현대적 학술 용어와 사상을 활용하여 유식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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