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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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도둑이 와도 때리는 미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 주일마다 온 절
안을 뒤져서 무슨 책이든 눈에 띄기만 하면 모두 불에 넣어 버렸습니다.
이 덕산 스님의 몽둥이 밑에서 무수한 도인이 나왔습니다. 천하에 유명한
설봉 스님, 암두 스님이 나왔으며, 운문 스님의 운문종과 법안 스님의 법안
종이 또한 이 몽둥이 밑에서 나왔습니다. 이렇듯 자기 개발이란 오직 마음
을 닦아서 삼매를 성취해야 하는 것이지 언어 문자에 있는 것이 절대 아닙
니다.
3) 임제 스님 중국에서 선종이 천하를 풍미할 때 선종은 임제종, 조동
종, 위앙종, 운문종, 그리고 법안종의 다섯 종파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임제종이 가장 융성했습니다.
임제종의 종주는 황벽 스님의 제자인 임제 스님으로, 일찍이 교학을 많
이 배운 스님입니다. 스님은 교敎만으로는 부족하고 꼭 선禪을 해서 깨달
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유명한 황벽 스님을 찾아갔습니다. 황벽 스님은 특
별한 가르침을 배운 적도 없이, 나면서부터 아는 생이지지生而之知로, 당시
8)
의 천자인 선종宣宗 을 두드려 팬 일이 있는 걸출한 선승이었습니다. 이 스
님 밑에서 한 3년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때에 황벽 스님 회상에는 수
자로 목주 스님이 있었는데 임제 스님을 격려하기 위해 물었습니다.
“상좌上座는 여기 온 지가 몇 년이나 되었는가?”
“삼 년입니다.”
8) 선종(宣宗, 810-859). 당나라의 제16대 황제로 즉위하기 전에 하남河南 향엄사香嚴寺로 출가하여 양준琼俊이
라는 법명으로 승려생활을 하며 바보스럽게 살았다. 회창會昌 6년(846) 무종이 붕어하자 환관들은 조종
하기 쉬울 거라는 판단으로 선종을 황제로 옹립했다. 그러나 즉위하자 총명한 성품을 드러내 배휴裴
休를 기용하고 쇠퇴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교를 신봉하던 무종이 내린 폐불령을 거두고
불교를 보호하는 정책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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