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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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임제 스님이 와서 하직 인사를 드리니 황벽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너는 고안高安 개울가의 대우大愚 스님에게 가거
라. 반드시 너를 위해 말씀해 주실 것이니라.”
임제 스님이 대우 스님을 찾아뵈오니 대우 스님이 물었습니다.
“어디서 오는고?”
“황벽 스님께 있다가 옵니다.”
“황벽이 어떤 말을 가르치던가?”
“제가 세 번이나 불법의 긴요한 뜻이 무엇인가 하고 여쭈었는데 세 번
다 몽둥이만 맞고 말았습니다. 저에게 무슨 허물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습
니다.”
“황벽이 이렇게 노파심절老婆心切로 너를 위해 철저하게 가르쳤는데 여
기 와서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는 것이냐?”
임제 스님이 그 말끝에 크게 깨치고 말했습니다.
“원래 황벽의 불법佛法이 별것 아니구나!”
대우 스님이 임제의 멱살을 잡고 말했습니다.
“이 오줌싸개 놈아! 아까는 와서 허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더니 지금
은 또 황벽의 불법이 별것 아니라고 하니 너는 어떤 도리를 알았느냐. 빨
리 말해 보라, 빨리 말해 보라!”
임제 스님은 대우 스님의 옆구리를 세 번 쥐어박았습니다. 그러자 대우
스님이 멱살 잡은 손을 놓으면서 말했습니다.
“너의 스승은 황벽이지 내가 간여할 일이 아니니라.”
임제 스님이 대우 스님을 하직하고 황벽 스님에게 돌아오니, 황벽 스님
은 임제 스님이 오는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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