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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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1. 눈내리는 백련암. 2월1일 촬영.
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하였는가?’, ‘눈앞에 보이는 것이 공空한 것이라는데
그 뜻이 도대체 무엇인가?’, ‘나도 공하고 만물도 공하면 물아일체物我一
體가 공하고, 그리하여 분별지가 없어지고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화엄세
계이면 이 세상이 이상적인 세계가 되고, 사람은 고苦와 집集을 멸한 상태
에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전한 인간으로 살게 되는 것인가?’, ‘일찍
이 붓다는 이를 터득하고 세상에 그 이치를 설하여 이렇게 살아가기를 가
르쳤는데, 왜 나는 여전히 의문이 많은 것인가?’, ‘여전히 나는 욕망에 이끌
려 다니기 때문인가?’, ‘붓다가 가르침을 펼친 인도에서는 불교가 사라지고
오히려 중국에서 경학經學이 발전하고 단번에 진리를 깨치는 선禪이 생겨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신라와 고려시대를 관통하며 이 땅에서도 불교가 성
하였는데, 그 시대 사람들은 과연 삶을 온전히 살았으며, 지금보다 더 나
은 사회가 되었는가?’,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여여如如한데 인간들이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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