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P. 116
사진 3. 염화실 앞에서 성철 스님(왼쪽 두 번째).
而知之하여 나중에는 그 자리를 초월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야말로
‘지식을 통하여 지식 위로!’라는 차원으로 나아가게 된다. 머리로만 터득한
지식에는 실천이 따르기 어렵다. 끊임없는 의문과 회의가 일어나기 때문에
완전히 그 전체를 단박에 터득하고 그 상태에 나아가야 모든 경계가 없어
지고 앎과 행이 일치하고, 행함에 머뭇거림이 없어지고 가만히 있어도 행
함이 있고 정靜과 동動이 일체가 되며, 세상의 혼란스런 모든 것이 하나로
분명하게 정돈된다. 이 상태에서는 그 전과 비교하면 인간이 달라지고 우
주가 다르게 인식되고, 이상적인 세상이 어떠한 것인지 알게 되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밝혀지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언제나 환희 속
에서 자유자재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나 중생은 묻는다. 도대체 어떻게
이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성철 대화상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
했다. “화두 참구를 하면서 이론을 들으면 정말로 생명이 있는 것이어서 신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