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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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법문 하는 성철 스님.
주 없는 제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화두 참구하지 않고 이론에만 빠졌
다가는 신주 없는 헛 제사가 되고 맙니다.”(사진 4)
이 지점에서 지식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다시 해인사 장경판전藏經板殿에
있는 대장경판大藏經板에 생각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해인사는 신라시대 의
상 대사(義湘大師, 625-702)의 법손인 도당유학승 순응順應 화상과 이정利貞
선백이 대를 이어 노력한 결과 애장왕 3년인 802년에 왕과 왕후의 후원으
로 창건되었다. 의상 대사가 적멸에 들어간 지 100년이 지났고, 최치원이
태어나기 50년 전 일이다. 해인사는 산지 가람의 전형을 띠고 있는 고찰인
데, 경내에 들어서면 해강海剛 김규진(金圭鎭, 1868-1933)의 현액이 걸려 있
는 일주문一柱門에서부터 봉황문鳳凰門, 해탈문解脫門, 구광루九光樓, 그리
고 그 뒤로 계단을 올라 석등과 정중탑庭中塔을 지나 비로자나불을 모시
고 있는 대적광전大寂光殿에 이르기까지 일직선의 성도聖道로 연결되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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