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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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2호 | 과학과 불교 7 궁극적 요소라고 여겨졌던 원자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 기적이 존
재한다고 믿는 사람의 수는 점차 줄
어들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는 하늘
상입相入하고 을 날고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지구
창발創發하는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도약의 연기 통화한다. 좀 특별한 사람은 계수나
무가 있다는 땅을 걷기도 한다. 200
년 전의 사람이 본다면 이 모든 게 상
양형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상할 수도 없는 놀라운 일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면 기적은 없
을까? 이보다 훨씬 더 놀라운 일이
우리 주변에서 매 순간 일어나고 있
다. 무엇인가?
원자와 세계 사이의 기적, 글자와
문명 사이의 기적 자연 상태에
서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는 92
개뿐이다. 원소의 수는 백여 개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어마어마하게 다양
양형진 고려대학교 과학기술대학 물리학 한 세계가 펼쳐진다. 꽃이 피고 새가
과 교수. 연구 분야는 양자정보이론. (사)
한국불교발전연구원장. 저서로 『산하대 날며 해와 달이 뜨고 별이 빛나는 세
지가 참 빛이다(과학으로 보는 불교의 중 계가 단지 92가지만의 원소로 이뤄
심사상)』, 『양형진의 과학으로 세상보기』
등이 있다. 진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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