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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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業 不善性].”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셋째 치癡는 어리석음, 지혜롭지 못함[無智], 미혹하고 아둔한[迷闇] 성품
           을 말한다. 『성유식론』에 따르면 “모든 본질과 현상에 대해서 미혹하고 어

           두운 것을 본성으로 삼으며[於諸理事迷闇為性], 무치無癡 심소를 장애하고 모

           든 잡염법의 의지처가 됨을 작용으로 삼는다[能障無癡一切雜染所依為業].”고
           했다. 어리석음은 본질[理]과 현상[事]에 대해 미혹하고 어두운 것[迷闇]을
           본질적 성질[性]이고, 선심소에 속한 무치無癡의 마음작용을 가로막아[障]

           온갖 것에 물들게 하는[雜染] 심소라고 설명한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삼독의 불꽃



             이와 같은 삼독이 맹렬하게 타오를수록 번뇌는 깊어지고, 악행은 늘어

           나기 마련이다. 불자들이 매일 독송하는 『천수경』에 보면 “아득한 과거로
           부터 지어 온 모든 악업은 모두 시작 없는 탐진치로부터 비롯되었다[我昔所
           造諸惡業 皆由無始貪瞋癡].”라는 구절이 있다. 중생이 짓는 모든 악업이 탐진

           치라는 세 가지 마음의 독소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삼독은 마치 이글거리는 불꽃처럼 내면에서 타올라 지혜의 생명을 죽음
           에 이르게 한다. 그래서 『화엄경』에서는 ‘삼독치연三毒熾然’ 즉 ‘삼독의 불길
           이 활활 타오른다’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치연熾然’이라는 표현은 『유가

           사지론』 등에도 등장하는데 번뇌가 마치 “큰 열병과 같이 맹렬히 타오르기

           때문에 치연이라고 한다[如大熱病 故名熾然].”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대승아
           비달마집론』에는 치연을 탐진치 각각에 배대하여 ‘탐치연貪熾然’, ‘진치연瞋
           熾然’, ‘치치연癡熾然’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생의 마음속에는 탐욕의 불꽃,

           분노의 불꽃, 어리석음의 불꽃이 용광로처럼 타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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