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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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중편은 불법승 삼보의 원류와 유통을 다룬 것으로서 인도에서 중국까
            지 불교의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였고, 신라와 고려 각 종파의 연원과 특징
            을 간추렸는데 한국불교 전통의 주류를 임제종 중심의 선종으로 파악했

            다. 하편은 200여 개 주제를 엄선하여 인물과 사상, 사건과 제도, 신앙과

            영험, 사적과 지리, 문화예술 및 출판 등 다양한 문제들을 폭넓게 조명하
            였다. 여기서 그가 한국불교의 주요 전통으로 꼽은 것은 선종에서는 보조
            지눌과 조계종, 교종에서는 원효와 의상 이래의 화엄종이었다. 그리고 백

            제 승려 겸익의 인도 구법행과 율장 전래에 대한 기록은 이 책에만 보이며,

            또 한글을 창제한 원리가 인도의 산스크리트에 연원을 두고 있다는 주장
            도 눈길을 끈다.
              이능화는 한국불교의 시대별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먼저 삼국

            과 통일신라는 불교가 수용되고 교학이 일어난 ‘경교 창흥’ 시대, 나말여초

            는 선종이 도입되고 번창한 ‘선종 울흥’ 시대, 고려는 선과 교가 함께 융성
            하여 오교양종이 성립된 ‘선교 병륭’ 시대, 조선은 선과 교가 합쳐지고 쇠
            퇴의 길을 간 ‘선교 통일’ 시대, 근대는 제도적으로 선과 교가 유지된 ‘선교

            보수’ 시대로 명명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일반적인 시기구분으

            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불교사의 전체 흐름을 시대별로 구분하려는 시
            도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는 또 교단사의 전개 문제에서 고려시대 오교구산과 오교양종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제기하였다. 의천 당시에는 계율, 법상, 법성, 원융, 열

            반의 5교와 선종의 9산 선문을 합쳐 오교구산으로 불렀고, 고려후기에는
            계율, 법상, 법성, 원융(화엄), 천태의 5교와 선적종 및 조계종의 2종을 오
            교양종으로 칭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후 오교양종의 오교는 교종이

            고 양종은 조계종과 천태종을 가리킨다는 설이 제기되어 통설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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