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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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笑嶺宗訢 선사(리큐 참선의 한 스승)는 “리큐의 대답은 당연하다. 조과도림(鳥
窠道林741~824) 선사가 제자에게, 모든 악은 행하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諸悪莫作衆善奉行)고 가르친 것처럼,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아는 지극
히 당연한 것을 여든 노인이 행하고자 하면 어려운 것이다”라고 『남방록南
坊録』에 전해진다. 『남방록』은 리큐의 다도를 제자가 들어 전하는 양식으로
편집된 다서로서 ‘다도는 먼저 불법을 수행 득도하는 것이다’라는 다선일미
의 다도관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 가는 것보다 어려운 것임을 말
해주는 가르침이다.
차는 그냥 마실 뿐 일지니
앞서 언급된 리큐의 정원 청소 이야기와 다회에서 중요한 일곱가지 가르
침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은, 리큐와 그의 스승이 다도에서 중요시 했
던 점이 무엇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그것을 나는 ‘자연스러움’이라고 부르
기로 한다. 이 자연스러움은 가장 자유롭고 진정함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경지라고 하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자연스러움’의 경지란 세 살짜리 아이에게 되
는 일이 지라도 여든 노인에게는 어려운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수
행이 필요한 것이다. 『남방록』에는 이렇게 강조되어 있다. ‘다도는 먼저 불
법佛法을 수행 득도하는 것’이라고. 같은 책에서 다도 수행을 짧은 노래로
지어 불렀다. ‘다도는 찻물을 끓여 차를 마시는 그 근본을 알 지니라.’ 그리
고 이런 노래도 함께 싣고 있다. ‘다도는 찻물을 끓여 그저 차를 마실 뿐일
지니.’ (리큐에 대한 글은 다음호에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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