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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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었다. 차 조차도 없다면 보리차를 가지고 다회를 열어도 된다고 하였다.
             여기서 다회를 여는 일은 지금은 자유로운 개인의 취미활동이지만 앞서 다
             도의 정치화를 살짝 언급했는데 당시는 무사인 경우는 허락받은 자만이 다

             회를 개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다회는 예정과 달리 하루만에 끝났지만 히데요시도 황금다석을 차렸
             고 전국에서 모인 이들의 다석은 무려 800석에서 1500석이 넘었다고 전해
             진다. 기타노 대다회는 성공적인 개최의 결과, 천하는 히데요시의 것으로 확

             인되었고 이와 동시에 리큐의 다풍과 명성은 전국적으로 확장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리큐의 정원 청소




               리큐가 스승 조오에게 입문할 때의 일화는 유명하다.
               17세의 리큐가 다도 입문을 하고자 조오를 찾아갔다. 리큐를 맞이한 조
             오는 리큐에게 정원 청소를 하도록 말한다. 리큐가 정원에 나가보니 정원은

             이미 손 댈 곳없이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나뭇잎 한 장도 떨어져 있

             지 않았으며 마치 방금 이슬을 맞은 것처럼 청정한 느낌이 들도록 물까지
             뿌려져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청소가 끝난 정원이었다. 이미 청소된 정
             원을 또 청소하라는 조오의 시험에 리큐는 난감했다. 어떻게 답해야 할 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드디어 결심한 듯 리큐는 갑자기 나무를 흔들기 시작

             했다. 깨끗하게 청소한 정원 위에 나뭇잎을 떨어뜨렸던 것이다. 그리고 조오
             에게 청소가 끝났다고 알렸다. 정원의 모습을 본 조오는 흡족해 하며 리큐
             를 제자로 받아 들였다고 한다. 조오는 리큐의 자연적 풍류를 시험한 것이

             었다(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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