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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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론進化論을 발표하자 세상은 그것을 믿지 않았는데, 그때 진화론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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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소개하였던 사람이 헉슬리T. H. Huxley 였습니다. 바로 그 사람의 손
자 되는 사람이 또한 영국의 과학계를 주도하는 유명한 과학자가 되어 이
회의를 주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회의 명칭은 ‘세계 과학자 대회’이지만
다른 모든 학문 분야에 대해서도 토의를 해보자는 의도가 있어서 종교 문
제까지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종교 문제를 토의하는 데에는 그
방면의 전문가가 필요하였기 때문에 신부, 목사, 신학자들도 그 대회에 함
께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과학자 대회에서 토의된 종교 문제
에 대한 의견을 종합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
과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우주과학 시대에는 신神을 전제로 하는 종교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반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허
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떠한 종교가 앞으로 존속할 수 있는
가? 불교와 같이 신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
을 것이다.”
기독교 성직자와 신학자들을 앞에 두고 세계 과학자 대회는 이렇게
신神을 전제로 하지 않는 종교만이 존속될 수 있다는 중대 선언을 했습니
다. 이는 참으로 놀랍고도 획기적인 선언이었습니다. 서양에서의 기독교 신
의 존재는 다만 종교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니, 이천여 년을 내려오
2) 토머스 헨리 헉슬리(Thomas Henry Huxley, 1825~1895)는 19세기 영국에서 활동한 생물학자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많은 영향을 받고, 빼어난 수필로 진화론을 널리 알리는 데도 앞장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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