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P. 158
『대승기신론직해』(덕청 찬), 『대승기신론열망소』(지욱 찬) 등 8가지가 다 포함되
어 있다. 회집한 동기는 학자들에게 『기신론』 사상을 연구하는 체계적인 자
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중에서 양문회는 법장의 주소를 최고로
생각하였는데, 그것은 『기신론』을 화엄종 등 중국 불교와 연관된 것으로 파
악하고 긍정하는 시각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는 『기신론』의 진여연기를 중국 불교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이자 불교
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기신론』이 중관, 유식 사상과 돈교·원교
인 중국불교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정확히 이해하였고, 중국불
교를 인정하는 입장에서 『기신론』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이해를 위해 양문
회는 우선 『기신론』의 다양한 주소들을 모아서 편찬, 발간하려는 기초 작업
을 충실히 하였던 것이다. 금릉각경처는 그러한 목적에서 설립되었고, 아직
까지 불경을 비롯한 각종 전통 서적들을 간행하고 있다.
기원정사 설립과 출가자 교육
양문회는 또한 금릉각경처 안에 기원정사를 세워서 수많은 청년들을 모
아서 교육하기 시작하였다. 기원정사를 창립한 이유와 교육 방침에 대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언어·문자는 통하기 어렵
다. 도를 밝히는 일은 나이가 많으면 언어를 배우기가 대단히 어렵고, 나이
가 적은 자는 경문의 의미를 모르니 무익할 뿐이다. 그리하여 기원정사를
세워 인재를 기르는 바탕을 삼으려고 생각하였다. 세 가지 부문의 교수를
써서 첫째는 불교학, 둘째는 한문, 셋째는 영어를 가르치고자 하였다. 영어
가 익숙해지면 인도학, 산스크리트어로 나아가게 하고, 다시 불교를 이 땅
에 전하고자 하였다.”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