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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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회의 불교 교육 이념 중에는 영어를 가르치는 등 혁신적인 부분이 적
             지 않았다. 그가 최초로 학문 연구에 뜻을 뚠 동기도 불교도들의 무지와 부
             패를 목도하고 가슴 아파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교육 지침을 다음과 같이 제기하였다. “전국 승려 중에서 재산

             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학당을 개설하여 교내, 교외 두 반으로 나누게 한
             다. 외반은 보통의 학문을 위주로 하고, 불서를 겸하여 읽는다. 내반은 불
             교를 배우는 것을 근본으로 하되 보통의 학문을 겸하여 익힌다.” 바꾸어 말

             해 그가 혁신하려고 하였던 승려 교육은 불교와 세간 학문을 겸하여 가르

             쳐서 사회 변화의 필요에 부응하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승려 교육 방법은 근
             대시기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려는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고,
             한용운 등 근대 한국불교에도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문회는 승려의 양성이나 주지의 선발에 대해서 체계적인 교육

             과 선택 후 임무를 맡겨야 한다고 보았다. 그 방법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각 성省에서 명승 대찰을 선택하여 불교학당을 설립한다. 경비는 사
                  찰 관람, 사원의 전답과 재산에서 제공한다.

                2)  강학 교사를 공개적으로 추천하되 3등급의 과정으로 상정한다.
                  ①  초급: 3년의 기간 동안 문학, 역사, 수학을 먼저 배우고, 다음에 초
                     급 불교 이론을 배운다. 자격을 따면 사미계를 받는다.

                  ②  중급: 경, 율, 논을 조금 깊이있게 배우고, 3년이 지나면 자격을 따
                     서 비구계를 받는다. 이 때 도첩을 준다.
                  ③  고급: 고급 불교의 교, 율, 선, 정의 전문적인 학문을 배운다. 3년
                     이 되면 대의에 능통하고 경론을 유창하게 강론하는 자는 보살계
                     를 받고, 도첩을 바꾼다.

                3)  9년 과정이 다 차면 삼운대계를 받고, 방장이 된다. 당堂에 올라 설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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